3월은 봄의 계절이다. 모든 것이 꽃피는 날의 시작이오 흙을 밀어내고 싹이 바깥으로 나오는 시기다. 꽃이 피는 나무엔 봉오리가 맺히며 벽담 아래 핀 이름 모를 잡초들 조차도 꽃을 핀다. 식물도 피어나고 기운을 차리는데 사람이라 그러지 않을까. 이맘때의 농사를 짓는 자들은 가장 바쁘다. 새벽같이 일어나 잡초를 베고, 겨울 내 얼어 굳어있던 땅을 뒤집어 엎어 부드럽게 만든다. 물을 뿌려 수분이 모자르지 않게 하고 고랑을 만들고 씨앗을 뿌린다. 아이들은 날이 따듯해지니 밖으로 나와 뛰놀고 아낙네들은 각기 손에 빨랫감을 들고 덜 차진 물가로 간다.
다들 봄을 맞이하건만, 한 사람은 봄을 맞이 하지 못했다.
콜록, 콜록. 기침이 심해졌다. 계절이 바뀌어 일교차가 심해진 탓이다. 더군다나 약간은 건조한 것이 기침이 심해지기 좋은 시기였다. 창문 밖에서 시종들의 밝은 말소리와 돌담 너머론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들렸다. 창백한 얼굴의 사내가 가느다란 손을 움직여 창문을 열었다. 봄 햇살이 방안으로 가득차지만 방을 모두 비추지는 못했다. 연 창문 만큼 빛이 들어찼다. 사하, 자신에게 허락된 봄은 딱 그 정도였다.
도련님, 약을 올릴까요. 그래, 그러하도록 해. 기침 소리에 시종이 밖에서 그를 불렀다. 허락이 구해지자 시종은 문을 열고 들어와 그의 앞에 탕약을 내려놓고 뒷걸음질로 방을 벗어난다. 사내 혼자 있는 방. 건조하고 있는 것이라곤 서책 뿐인 탓에 먼지가 굴러다니는 소리도 들릴 것만 같았다. 창문에서 멀어저 시종이 가지고 온 탕약을 들었다. 중심은 까맣지만 밖으로 갈 수록 갈색빛이 돈다. 아마 이 탕약을 깊은 옹이에 넣고 휘저으면 그 아래는 투명하단 느낌이 드는 액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목 안으로 넘기면 이것의 빛깔이 어떠하고, 또 깊이에 따라 어떠한 색을 띄는지는 상관이 없어진다. 남는 것이라곤 쓰고, 텁텁하고, 맛이 없다란 감상 뿐. 반복된 것을 계속하면 그 행위에 대한 감흥이나 자극이 무뎌진다지만, 사하는 약을 먹는 것 만큼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생각했다. 약들은 각자 맛이 달랐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상이 있었으니 모두 쓰고 맛이 없으며 지긋지긋하다는 것이었다. 감초를 더 넣으라고 할까, 아님 대추를 넣어달라고 할까. 하지만 분명 그것은 어떤 약재와 상성이 좋지 않으니 안되고 이것은 이 약재와 함께 쓰면 독이 될 테니 안될 것이라 할터이다.
맛없다.
하지만 자신의 일상도 맛이 없다. 반찬으로 올라오는 것들이 건강을 생각해 간이 미미한 것 처럼 자신의 인생도 싱겁다. 삶의 절반 이상을, 아니 태어난 순간부터 자신은 쓴 약과 함께였고 온기보다는 냉기와 함께 방을 쓰고 애정대신 미움을 받았다. 태어남과 동시에 몸이 좋지 않아서였다. 자신은 원하지 않았것만, 자신의 탓이 아니것만 아이의 모든 불행은 아이의 탓이 되었다. 사하는 빈 탕약 그릇을 치우곤 다시 창문 가까이로 몸을 붙였다. 병이 다른 이에게 옮겨 갈 수 있으니, 사하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라니 등 갖가지 이유로 그가 머무는 곳은 본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외딴 곳에 있었다. 사실상 별채였다. 따로 담이 있고, 문이 있고 그 문을 열고 들어가야만 올 수 있는 곳. 마당엔 대나무와 복사나무가 심어져 있는 이곳에 그는 머물고 있었다.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왕래하는 이도 없었다. 대나무가 촘촘히 담을 넘어 자라 바깥도 잘 보이지 않았다.
봄이긴 한 것인가. 제 마당의 복사나무는 꽃을 피우지 못했다. 봉우리가 올라오긴 했으나 붉은기보다는 푸른기가 더 돌았다. 다행인 것은 대나무가 모든 곳에서 자라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사하가 창을 연 곳, 그 곳은 복사나무가 심어져 있었으니까. 꽃이 피면 봄이 왔다고 느껴질까. 하지만 냉하기만 이곳에 봄이 온다고 한들 온 것 같지도 않을 것이다. 차라리 저 담을 타고 누군가가 넘어와 이것 보시오, 봄이 왔소라고 말하는 것이 빠르겠구나. 라고 농을 하며 창을 닫으려던 차였다.
아주 자연스럽게, 마치 그러한 것이 당연하듯이 붉은 머리에 검은 갓을 하고 연하게 푸르고 붉은 색으로 물든 도포를 입은 이가 담을 넘어 왔다.
담을 넘어온 이는 체격이 아주 좋고 건장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사하는 저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난생 처음 본 이가 제집 담 넘어드는 것 마냥 와선 탁탁 도포를 털어내는 것을 보자니 혀가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눈만 크게 떠선 입을 벌리고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인지 헛것인지 구분하기 급급했다.
어휴, 정말 성가신 사람들이야. 그래도 일단은 떨쳐냈....
그리고 그 사내는 창문 밖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사하와 눈을 마주치고, 똑같이 입을 벌려 굳어있다가 어색하게 웃으며 이리 말하는 것이다.
안...안녕하시오? 봄이라 날이 좋아서 잠시 산책하러 들렀소. 이것 보시오, 마당에 핀 복사꽃 봉우리들 말이오. 봄이 왔소.
사하는 사람이 말도 말이지만 생각도 함부러 해선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붉은 머리의 사내는 호탕하게 웃으며 사하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도..도..둑....
혀를 움직여 낸 첫 마디가 그것이었다. 도둑. 그리고 그 직후 자신의 입을 막아오는 손. 체격이 건장하니 안으론 못 들어오고 손만 들어와 입을 막는 저자나, 도둑이라고 말하는 자신이나.
나 도둑 아니오..!! 잠깐만, 잠깐만 실례 한 것이란 말이오.
...정정하자. 이것은 도둑이 아니라 파렴치한이다.
순간 기침이 목을 타고 올라왔다. 새하얗던 얼굴이 더 하얗게 질리고, 입 막은 것을 떼라는 듯 손을 때렸다. 붉은 머리의 사내가 당황한 듯 손을 떼자 참았던 기침이 터져나왔다. 상황이 버거웠던 것일까, 몸을 돌려선 크게 떨며 기침을 해댔다. 붉은 머리 사내는 떨떠름하게 사하를 바라보았다. 아픈..것이오? 나 때문인것이오..? 아마 그 자도 이렇게 심하게 기침하는 사람을 쉽게 보진 못했을 것이다. 급하게 주변을 두리번 거리더니 사하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기침이 멈추질 않았다. 죽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죽지는 못할 것이다. 단지 폐가 달라붙는 느낌이 나며 속에서부터 아픔이 올라올 것이다. 배 부분은 심하게 당길 것이고. 어째서 이렇게 기침이 멈추지 않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기침을 심하게 하니 식도로부터 무언가가 올라오는 느낌이 나 그대로 뱉었다. 아까 먹은 탕약이 위액과 섞여선 약간의 거품과 함께 올라오고 있었다. 정말 죽을 것 같아. 이젠 숨도 잘 쉬어지지 않아.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이리 아플 바엔 죽는 것이. 손 끝이 붉게 물들어있었다.
바닥에 옆으로 돌려 누워 숨을 몰아쉬었다. 입에서 뱉어진 위액을 닦을 기력도 없었다. 엉망진창으로 얼굴에 액이 묻고 소매 끝자락이 더렵혀졌지만 뱉어낸 것을 피해 몸을 가눌 수도 없었다. 잡히지 않는 숨을 쉬며 띄엄띄엄 눈을 깜박거릴 때, 벌컥 문 열리는 소리가 나고 하얀 버선이 시야에 보였다. 누군가가 자신을 안아들곤 품에 넣었다. 이보시오, 이보시오. 자신의 뺨을 만지며 입가를 부드러운 무언가로 닦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아, 저승사자인가? 피부가 꽤 어둡다. 보통 창백한 것이 보통이 아니었던가. 역시 그것은 인간의 편견 같은 것이었을까. 이리도 친절한 저승사자가 있기도 한 것인가. 직후 자신의 입 안으로 무언가가 흘러들어왔다. 삼키시오. 삼킬 수 있소? 사하는 자신을 품에 안고 있는 것이 저승사자가 아닌 아까의 사내임을 알아차렸다. 사내가 자신에게 물을 먹여주고 있었다.
고통으로 흐릿했던 시야가 다시금 선명해졌다. 어두운 피부에 붉은 머리를 가진, 그와 상반되게 형형하게 빛나는 황금빛 눈동자를 가진 이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 다행이다. 이제 좀 정신이 드시오? 어이구 잠시만, 이것도 닦아야겠구만. 사내는 사하를 안은 채 바닥에 흘려진 토사물을 닦곤 저 자신도 바닥에 앉았다. 왜 이자가 여기에 있고, 자신을 안고 있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내는 자신의 얼굴을 마치 잘못 만지면 깨지는 귀한 백자마냥 쓰다듬고 있었다. 턱턱 걸리듯 가라앉은 목소리로 사하는 물었다. 당신은...누구요. 붉은 머리의 사내가 자신의 물음에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나는 서문 강이라고 하오.
서문 강의 사정은 이러했다. 봄도 왔고 날도 좋고 마침 하늘도 높은 것이 저잣거리로 놀러가기 딱 좋은 시기라 생각했단다. 그래서 저잣거리로 나가 시장과 놀음판을 구경하고 있었건만, 때마침 놀음판에 자신에게 내내 진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그 사람은 서문 강을 보자마자 사기꾼이라 외치며 강에게 부지깽이를 휘두르기에, 강은 급하게 도망을 치다 치다 막다른 골목을 만나 어쩔 수 없이 담을 넘었는데-
..넘은 담이 내 별채였다는 것이오?
그렇소! 기막힌 우연이지 않소?
그렇다고 대낮에 담을 넘소..?
한 대 맞는 것 보다 담을 넘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말이오.
......맞고 다닐 사람으론 안 보입니다만.
사하는 여전히 서문 강의 품 안에 있었다. 이 상황이 어색하고 익숙치 않으며 무엇보다 자신의 나이가 적은 편이 아니것만 이렇게 다 큰 사내의 품에 안겨 있다는 것이 부끄럽고 민망했다. 하지만 서문 강, 이자는 그런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사하가 처음 내려달라 말했을 때 그는 내려줄 것 처럼 굴며 주변을 보더니 자신의 이부자리를 보곤 눈을 찌푸렸다. ..설마 저것이 다요? 하고 묻는 그의 목소리는 조금 가라앉아있었다. 그렇다 대답하자 강은 사하를 내려주지 않고 계속 안고 있는 것이다. 어색함에 괜히 시선을 피했다. 그래서 당신은 누구오? 한성에 살며 나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 당신은 나를 모르는 것이 분명해 보이고 나 또한 자네를 처음 봐. 어디 숨어있다가 이리 나타났소? 아, 내가 설마 자네를 찾은 것인가?시덥지 않은 농을 던지며 쾌활하게 웃는 강은 자신과 정반대의 사람처럼 보였다. 마르고 가녀린 자신과는 다르게 크고 건장했다. 창백한 자신의 피부와 상반된 건강한 어두운 빛의 피부를 가진 것도 컸다.
..내려주시오.
아, 정말 내려가고 싶은거요? 하지만 아직 몸이 찬 것 같은데.내려달라니까.
괜히 성을 내곤 비척비척 몸을 돌려 바닥에 앉으려 했으나 기운이 없어 눕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것을 본 강이 제 이부자리에서 베게를 가져와 아주 가뿐하게 제 머리를 받쳐 들곤 베게를 머리 아래 넣어주는 것이 아닌가. 자신이 어린 아이도 아니고, 과한 보살핌에 순간 사하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애초에 누군가가 자신을 이리 챙겨준 적이 있던가? 힘을 짜네 몸을 일으켰다. 그만 하시오. 지금 뭐하는거요!
환자를 돌보고 있는데.
강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몸을 일으킨 사하를 보곤 도로 다시 눕히려다가, 뭔가를 잠시 고민하더니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미 자네에게 첫인상이 최악인 듯 하니 더 나빠질 것도 없겠군. 한 번만 더 실례 하겠소. 그리곤 아주 가뿐하게 바닥에 앉아있던 사하를 들어안아선 이부자리에 눕혀주었다. 자신의 몸이 들어지는 감각에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곤 얌전히 이부자리에 눕혀진 사하였다.
기침이나 방에 갖춰진 것, 그리고 이곳에 혼자 머무는 행색을 보아하니 아픈 것이 한 두해가 아닌데. 아픈 사람의 방이 이리 차다니, 이거 참 이상하오. 그렇지 않소?
사하를 눕힌 강은 그렇게 말했다. 말은 쾌활하나 눈이 가라앉아있었다. 환자가 머무는 곳이 냉하고 사람의 왕래도 필요한 순간 말고는 없는 듯 했다. 나을 수 있는 병도 나을 수가 없겠군. 강의 눈동자가 빠르게 돌아가다 사하에게 머물렀다. 이 자를 본 적은 없으나 들어본 적은 있는 것 같은 기분. 다시금 방을 둘러보았다. 방은 냉하지만 방에 들어찬 것은 비싸고 귀했다. 낮은 책상도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붓들도 먹조차도 쉽사리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 자의 가문은 사대가인가? 강의 머릿 속에서 사하가 누구인가- 에 대한 답이 정리되었을 때였다.
어찌하겠소. 나는 요양이 아니라 이곳에 유배된 것이나 마찬가지오.
강의 눈이 무심하게 사하를 항했다. 창백하구나. 다음 날 죽어도 그의 가족들은 놀라지 않으리라. 하지만 사하라는 이 사람은 그 전부터 자신에게 삶이란 물을 주는 것을 포기한 것 같았다. 살아있으나, 마른 나뭇가지구나. 그것과 다를 것이 없구나. 창 밖에 피지 못한 복사나무처럼. 강은 사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선 사하의 이마에 자신의 손을 올렸다.
다행히 열은 없구만. 땀을 크게 흘린 흔적도 없고. 하지만 기침을 그리 심하게 한다면 안 쪽에 문제가 있을 확률이 크고. 그리고 몸이 이리 마른 것과 기운이 없는 것은 오래 앓았다는 반증이오. 그렇다면 지병이겠군. 어렸을 때 부터 고생을 심하게 했겠소. 얼마나 맞추었소?
...얼추 맞았소.
그리하오? 아, 내 실력이 아직 죽지 않았소이다.
....자네, 댁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는거요?
아아, 안돼 안돼. 다시 나갔다간 아직 그자가 저잣거리를 배회하고 있을 것이 뻔하단 말이오. 나는 맞기 싫소. 해 질때 쯤 나가겠소.
지금 해가 하늘 한 가운데 떠있소.
아, 그럼 좀 오래 머물다가겠소.
자네는 염치라는 것이 없소?
그런거 챙겨서 무엇하오?
두통이 몰려올 것만 같았다. 한 낮에 담을 넘어 들어온 처음 보는 자가 자신을 도와주곤 이젠 병수발까지 들더니 뻔뻔하게 해가 떨어질 때까지 머물다 가겠다고 한다. 염치라는 것도 없고, 세상 편하게만 사는 이 같았다만 방을 둘러본 것으로 자신에 대한 것을 얼추 맞추는 모양새를 보아선 마냥 바보천지 같은 이는 아니었다.
언제 죽을 지 모를 이랑 있어서 어쩌려고 그러오.
아, 그럼 죽을 때까지 옆에서 같이 놀아주면 되겠구만. 이양이면 죽는 순간도 최대한 뒤로 밀리게 도와도 주고.
그런 도움 필요없소.
난 해주고 싶소.
뭣하러..? 난 당신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소. 뭘 바라는 것이오?
강은 사하의 물음에 고민하더니 이내 경쾌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담 넘어 이 방안에 들어올 수 있게 허락해주시오!
자네 미쳤소?
하하, 봄이라서 그러오! 봄이 왔으니 사람이 좀 미쳐도 되지 않는가! 얼마 이어지지 않을 딱 좋은 날인데 말이오!
조용히 말하시오..!! 이러다가 당신이 몰래 온 걸 들키겠소..!!
사하는 화를 내다 지친 것인지 숨을 다시금 몰아쉬었다. 그것을 본 강은 사하의 이불을 끌어 덮어주곤 방긋이 웃는다. 다음 번에 담 넘어 올 땐 이불도 사오겠소. 이거 많이 헤져있지 않소. ...필요 없소. 담 넘어 오지 마시오. 아니, 이제 영영 오지 마시오. 왜? 나는 계속 오고 싶은데.
냉기가 감돌던 방에 창문 한 칸 만큼의 햇살과 건장한 사내 하나 분의 봄이 들어차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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